💡 사랑도 공부가 필요하다 — 『사랑의 기술』을 읽고
개발자의 시선으로 읽는 관계의 본질
1️⃣ 사랑, ‘기술’이라고요?
프로그래머로 살아간다는 건 ‘문제를 구조적으로 풀어가는 일’이야. 그런데 인간관계, 특히 ‘사랑’이라는 주제만큼은 항상 감정의 문제로 치부되곤 했지.
하지만 『사랑의 기술』을 읽고 난 뒤, 나는 이 감정의 세계도 결국 기술처럼 배우고, 연습하고, 체화해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되었어.
📘 에리히 프롬은 이렇게 말한다.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기술이다. 기술에는 지식과 노력, 연습이 필요하다.”
2️⃣ 사랑은 능동적인 ‘행위’다
시스템에선 데이터가 누락되면 흐름 전체가 깨져버리지. 인간관계도 마찬가지야. 프롬은 사랑이란 단순한 감정적 반응이 아닌, **능동적이고 의도적인 ‘주는 행위’**라고 말해.
그는 사랑을 네 가지 핵심 요소로 정의했지:
- 관심(care)
- 책임(responsibility)
- 존중(respect)
- 이해(knowledge)
이 네 가지는 단순히 연인에게만 해당되는 게 아니야. 내가 고객을 대할 때, 동료에게 피드백을 줄 때, 프로젝트 팀과 협업할 때도 그대로 적용돼. 결국 사랑이란, 모든 인간관계를 대하는 태도의 문제인 거지.
3️⃣ 자본주의가 만든 ‘사랑의 오해’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은 현대 자본주의가 사랑을 어떻게 오염시켰는가에 대한 분석이야.
우리는 점점 ‘잘 팔리는 인간’이 되기 위해 스펙을 쌓고, 이미지 메이킹을 하며, SNS에 자기 PR을 하지. 이 과정에서 사랑마저 ‘조건’과 ‘성공’의 잣대로 바뀌어버렸어.
나는 이 구절에서 멈칫했어.
“현대인은 사랑을 ‘성공의 대상’처럼 여긴다. 사랑받는 것이 아닌, 사랑할 줄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 회사에서 프로젝트를 잘 해내면 인정받고, 상도 받지. 그런데 사람과 사람 사이에선 그런 명확한 지표가 없어. 그래서 오히려 더 어렵고, 그래서 더 기술이 필요한 게 아닐까?
4️⃣ 연인, 가족, 그리고 나 자신까지
책에선 다양한 사랑의 형태를 소개해.
- 형제애적 사랑 (인류애, 동료애)
- 모성적 사랑 (무조건적 보호)
- 에로스 (열정적 사랑)
- 자기 사랑
- 신에 대한 사랑
여기서 특히 **자기 사랑(self-love)**에 대한 강조가 인상적이었어.
프롬은 건강한 자기 사랑 없이는 어떤 사랑도 가능하지 않다고 말해.
📌 내가 나 자신에게 관대하지 못하고, 나를 존중하지 않으면 그 누구에게도 진정한 사랑을 줄 수 없다는 뜻이지.
시스템도 그렇잖아. 내부 로직이 망가지면 겉으로 아무리 잘 포장해도 결국 무너져. 인간관계도 내면의 안정에서 출발해.
5️⃣ 사랑을 ‘학습’하는 삶
이 책을 덮으며, 나는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습관이며 태도’라는 문장을 머릿속에 새겼어.
회사에서 코드 리뷰를 할 때도, 고객사와 커뮤니케이션할 때도, 가족과 대화할 때도 내가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인지 스스로 되묻게 돼.
그래서 요즘은 나 자신을 훈련하고 있어.
- 피드백을 줄 땐 공격이 아닌 배려로
- 바쁠 때일수록 상대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기
- 나에게도 여유를 줄 수 있는 루틴 만들기
사랑도 루틴이고, 기술이야. 디지털 전환의 시대에도 결국 사람과의 연결이 본질이라면, 이 책은 ‘디지털 시대의 인간학 교과서’로 남을 자격이 있어.
🔚 마무리하며
프롬은 말한다.
“사랑을 배운다는 것은 인간이 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사랑이란 ‘관계의 정점’이 아니라 ‘삶의 방식’이야. 시스템을 다루는 나 같은 사람에게도, 이 책은 새로운 방식으로 인간을 이해하게 해줬어. 경제도, 시스템도, 조직도 결국 사람을 위한 것이니까.
**‘사랑할 줄 아는 개발자’**가 되는 것이, 내가 이 책을 통해 얻은 가장 큰 배움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