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에서 티라노사우루스 골격을 보던 아이가 팔은 왜 이렇게 작으냐고 물으면, 그럴듯한 답 하나보다 뼈가 보여 주는 것과 연구자들의 추론을 나눠 답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다 읽고 나면 앞발뼈의 실제 길이와 그 출처 표본, 손가락 수, 가설별 약점, 다친 앞발뼈가 알려 주는 것을 설명하고, 전시된 골격의 팔 자세를 어떻게 볼지 알 수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 얼마나 컸나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는 백악기 후기, 약 6,800만~6,600만 년 전에 살았고 화석은 미국과 캐나다에서 나옵니다. 이름은 1905년 H. F. 오즈번이 붙였습니다.
몸 크기는 표본과 계산 방법에 따라 다릅니다. 런던 자연사박물관은 표본을 밝히지 않은 일반값으로 몸길이 12.0m, 몸무게 7,000kg을 듭니다. 1990년 사우스다코타주에서 발견된 SUE(FMNH PR2081)는 몸길이 40.5피트(약 12.3m), 엉덩이 높이 13피트(약 4m)입니다. 필드 자연사박물관(이하 필드 박물관)은 2016년 글에서 SUE가 살아 있을 때 9톤쯤(미국식 톤이면 약 8.2t)이었을 것으로 봅니다. 큰 표본 네 점의 3차원 컴퓨터 모델로 계산한 허친슨 연구진(2011)은 다 자란 개체를 6,000~8,000kg, SUE를 약 9,500kg으로 추정했습니다.
앞발뼈를 재 보면: 위팔뼈 37cm, 손가락 두 개
앞발 길이를 숫자로 말하려면 어느 표본을 쟀는지부터 정해야 합니다. UC 버클리 고생물학박물관 큐레이터 케빈 패디언(Kevin Padian)은 2022년 논문에서 박물관 바깥, 밸리 생명과학관 건물 안에 세워진 골격 모형을 직접 쟀습니다. 주로 로키스 박물관 표본 MOR 555를 바탕으로 한 복제품이며, 복원 골격이라 조심해야 하지만 비교적 온전한 표본이라고 패디언은 덧붙입니다.
그 모형에서 위팔뼈(상완골)는 37cm, 아래팔의 척골은 20cm, 첫째와 둘째 손가락은 22cm와 25cm였습니다. 같은 모형의 머리뼈는 120cm, 넙다리뼈(허벅지뼈)는 130cm이니, 위팔뼈는 머리뼈의 3분의 1이 안 되고 넙다리뼈는 위팔뼈의 약 3.5배입니다. 패디언은 이 측정에서 끌어낸 추론이 앞발은 입에 닿을 수 없었다는 앞선 연구자들의 결론을 뒷받침하며, 두 앞발은 서로 닿지도, 머리 앞의 어떤 것에 닿지도 못했다고 썼습니다.
팔 전체 길이로 나온 ‘약 1m’는 특정 표본을 잰 값이 아니라 일반값입니다. 패디언은 몸길이 12m인 티라노사우루스의 앞발을 1m 정도로 적었고, 하와이 대학의 스티븐 스탠리도 2017년 학회 초록에서 약 1m라며 흔히 그려지는 만큼 작지는 않다고 했습니다. 버클리 대학 보도자료의 비유인 ‘키 6피트(약 183cm)인 사람에게 5인치(약 13cm)짜리 팔’도 비율을 보여 주는 예시일 뿐 측정값은 아닙니다.
손가락은 두 개입니다. 패디언에 따르면 가장 오래된 티라노사우루스류는 손가락이 세 개였습니다. 일부 티라노사우루스류에는 셋째 손가락이 남아 있지만,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에서는 마디뼈를 잃을 만큼 줄었을 수 있고 때로는 아예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전시장에서 주의할 점도 있습니다. 필드 박물관은 2018년 SUE를 다시 세우며 차골(위시본)을 바로잡고 어깨뼈를 조정해 팔이 조금 낮아지고 앞으로 나왔고, 이제는 두 팔이 서로 닿을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합니다. 패디언의 결론과는 표본도 근거도 달라 바로 맞대 볼 수 없습니다. 골격 모형의 팔 위치에는 복원한 사람의 판단이 들어가므로 전시 자세만으로 실제 동작을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공룡 노트
한 골격 모형에서 잰 뼈 길이
UC 버클리의 골격 모형, 주로 MOR 555를 바탕으로 한 복제품(패디언 2022)
머리뼈
120 cm- 턱관절 쪽 폭은 60cm
넙다리뼈(허벅지뼈)
130 cm- 위팔뼈의 약 3.5배
위팔뼈와 척골(아래팔)
37 cm · 20 cm- 위팔뼈는 머리뼈의 3분의 1이 안 된다
손가락 두 개
22 cm, 25 cm- 첫째 22cm, 둘째 25cm
- 셋째는 마디뼈가 없어졌을 수 있다
원래 뼈가 아니라 복원한 복제 골격을 잰 값입니다. 패디언은 이 앞발이 입에도, 서로에게도 닿지 못했다고 봅니다.
무엇에 썼을까: 가설과 지적된 약점
앞발을 어떻게 썼는지는 아직 논쟁 중입니다. 나온 생각과 지적된 약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일어설 때 받침. B. H. 뉴먼(1970)은 쉬던 자세에서 일어날 때 머리를 들고 앞발을 곧게 펴는 단계를 그림으로 보였고, 강한 근육이 붙은 팔이 넘어진 뒤 일어서는 데 도왔다고 보는 과학자들도 있습니다. 패디언은 이 생각이 역학적 분석 없이 나왔고, 받침이 목적이라면 앞발이 더 큰 동물이 더 나은 받침이 되었을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먹이나 짝 붙잡기. 오즈번(1906)은 짝짓기 때 붙잡는 기관이었을 수 있다고 했지만, 패디언은 척추동물의 짝짓기 기관은 가슴이 아니라 골반 쪽에 있다고 반박합니다. 패디언의 정리로는 카펜터와 스미스(2001)가 앞발이 약 400파운드(200kg 가까이)를 들 수 있었다며 먹이를 붙잡는 데 썼다고 보았는데, 패디언은 앞발이 닿기 전에 턱이 먼저 먹이에 박혔을 것이라며 성립하기 어렵고 검증할 수도 없다고 평가합니다. 어린 개체는 팔이 몸에 비해 균형 잡혀 있어 먹이를 잡는 데 썼을 수 있다는 설명(런던 자연사박물관)도 있지만, 패디언은 이를 검증할 어린 개체 자료가 부족하다고 봅니다.
가까이에서 할퀴기. 스탠리(2017)는 길이 8~10cm의 낫 모양 발톱, 팔이 매우 강했음을 보여 주는 큰 오훼골(어깨 부위의 뼈) 등 여섯 가지 특징을 들어 앞발이 가까운 거리에서 할퀴는 데 적응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동료 심사 논문이 아닌 학회 초록입니다.
안 써서 작아졌다. 앞발이 짧아진 원인으로 자연선택, 성선택, 에너지 보상, 성장 과정의 변이, 쓰지 않아 생긴 퇴화 등이 제시되어 왔지만, 패디언은 안 쓴 것만으로는 짧아진 이유가 설명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함께 먹을 때 물리지 않으려고. 패디언 자신의 가설입니다. 어른과 어린 티라노사우루스류가 함께 보존된 화석 산지가 여러 곳 나와, 이들이 무리 지어 사냥했을 가능성이 제기되어 왔습니다. 패디언은 사냥은 거대한 머리와 턱이 맡았고, 여럿이 한 사체를 먹을 때 다른 개체의 턱에 물려 다치고 잘리고 감염되는 일을 피하도록 앞발이 짧아지는 쪽으로 선택되었다고 봅니다. 그는 시험 방법도 내놓았습니다. 짧아진 앞발에서 물린 자국이 더 적게 나오면 근거가 될 수 있고, 어린 개체에는 같은 상처 양상이 없어야 한다는 식입니다. 다만 그 스스로도 확실히 입증하는 일은 끝내 불가능할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2026년 영국 UCL과 케임브리지 대학 연구진(영국왕립학회보 B)은 쓰임새 대신 경향을 봤습니다. 수각류 82종에서 짧아진 앞발은 머리뼈 크기나 몸 크기보다 머리뼈의 튼튼함(뼈들이 얼마나 단단히 이어졌는지 등)과 더 강하게 연관되었고, 그 점수는 티라노사우루스 렉스가 가장 높았습니다. 연구진은 머리가 팔 대신 공격 수단이 되었다고 해석하면서도, 상관관계 연구라 인과관계는 밝히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공룡 노트
앞발 쓰임새 가설과 근거의 상태
누가 제안했고, 어떤 반론이 나왔나
일어설 때 받침
- 뉴먼(1970)이 제안
- 역학 분석이 없었다(패디언)
먹이나 짝 붙잡기
- 짝: 오즈번(1906)
- 짝짓기 기관은 골반 쪽(패디언)
- 먹이: 카펜터·스미스(2001)
- 턱이 먼저 닿는다(패디언)
가까이서 할퀴기
- 스탠리(2017) 학회 초록
- 8~10cm 낫 모양 발톱 등
- 동료 심사 논문은 아니다
안 써서 작아짐
- 제시된 여러 원인 가운데 하나
- 그것만으론 설명 못 함(패디언)
무리 식사 때 물리지 않기
- 패디언(2022)의 가설
- 시험: 앞발에 물린 자국이 적은가
- 확실한 입증은 끝내 불가능할 수도
2026년 수각류 82종 비교: 짧은 앞발은 머리뼈 크기나 몸 크기보다 튼튼한 머리뼈와 더 강하게 연관됩니다. 상관관계일 뿐 원인을 밝힌 것은 아닙니다.
다친 앞발뼈가 알려 주는 것
SUE의 작은 팔을 어디에 썼는지는 아직 확실히 모르지만, 위팔뼈가 다쳤다는 것은 알려져 있습니다. SUE를 기재한 브로추(2003)의 논문 초록에 따르면 오른쪽 어깨뼈(견갑오훼골)와 위팔뼈의 병변이 오른쪽 갈비뼈 골절과 위치가 겹쳐, 몸 오른쪽에 한 번 외상을 입은 흔적일 수 있습니다. 2016년에는 SUE의 오른쪽 앞발을 떼어 마이크로 CT로 뼈 속 혈관과 근육 자리를 촬영해, 팔을 어떻게 썼는지 알아보려 했습니다.
센터와 정스트(2016)는 딜로포사우루스 앞발뼈 병변 논문의 서론에서 앞선 보고를 정리하며, 한 티라노사우루스의 부러진 차골, 힘줄이 뜯긴 흔적일 수 있는 오른쪽 위팔뼈, 통풍 때문일 수 있는 오른쪽 첫째 손허리뼈의 깊은 구멍 등을 듭니다. 표본 번호가 없어 SUE와 같은 개체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논문은 이와 다른 표본의 왼쪽 위팔뼈에서 힘줄이 뜯겨 생긴 것으로 보이는 넓은 골막염도 듭니다. 또 새를 제외한 수각류 전반에서 가슴띠와 앞발에 병이 잦은 것이 앞발을 활발히 썼음을 시사한다고 봅니다. 한편 패디언은 보고된 위팔뼈 골절을 이 뼈가 몸무게 같은 힘을 견디기에 알맞지 않았다는 뜻일 수 있다고 읽습니다. 상처는 앞발을 썼다는 단서일 수 있지만 무엇에 썼는지는 알려 주지 않습니다.
뼈에 난 자국이 모두 다친 흔적인 것도 아닙니다. 롱리치 연구진(2010)은 박물관 소장품에서 큰 육식공룡의 이빨 자국이 있는 티라노사우루스 표본 4점을 찾았는데, 그중 하나가 뒷면에 최대 36mm 길이의 긁힌 자국이 여러 줄 난 왼쪽 위팔뼈입니다. 연구진은 이를 동족끼리 싸운 흔적이 아니라 동족을 먹은 흔적으로 해석했습니다.
공룡 노트
화석으로 아는 것과 모르는 것
티라노사우루스 앞발의 증거를 나누어 보면
잴 수 있다
- 뼈 길이와 손가락 수
- 근육이 붙었던 자리, 뼈 속 구조(CT)
다치고 앓은 흔적
- SUE: 오른쪽 위팔뼈 병변
- 2016년 논문이 모은 보고: 힘줄 뜯김 가능성, 통풍 가능성
먹힌 흔적
- 위팔뼈에 이빨로 긁힌 자국
- 동족이 먹은 흔적으로 해석(2010)
직접 보이지 않는다
- 앞발을 무엇에 썼는지
- 팔 자세: 골격 모형은 사람이 정한다
그래서 쓰임새는 가설로 남습니다. 뼈 길이, 상처의 위치, 여러 종의 비교로 시험할 수 있습니다.
아이의 질문에 답할 때
런던 자연사박물관의 말처럼 앞발은 여러 방식으로 쓰였을 가능성이 크지만, 6,600만 년도 더 지난 지금 증명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니 답은 두 갈래면 됩니다. 뼈로 확인된 것은 앞발이 몸에 비해 짧았고, 손가락이 두 개였고, 다치거나 먹힌 흔적이 남은 앞발뼈가 있다는 것입니다. 무엇에 썼는지는 아직 가설입니다. 뼈 길이로 닿는 범위를 따지는 일과 여러 종을 견주는 일은 이미 이루어졌고, 부위별로 물린 자국을 비교하는 방법은 패디언이 제안했습니다.
전시장에서는 골격 모형의 손가락이 몇 개인지, 팔뼈가 머리뼈나 다리뼈에 비해 얼마나 짧은지 아이와 함께 세어 보고, 팔 자세는 복원한 사람의 판단이라는 점을 덧붙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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