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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0/13 UPDATE

FLOW OF FUNDS / FIELD NOTES

2분기 가계가 금융자산에 넣은 돈은 88.5조원인데, 금융자산은 왜 513.2조원 늘었을까

한국은행 2026년 2분기 자금순환에서 가계가 새로 넣은 돈과 금융자산 잔액 증가분은 424.7조원 차이가 납니다. 거래표와 잔액표가 무엇을 재는지 구분하고, ‘잔액 증감 − 거래’로 그 차이가 어느 자산에서 왔는지 계산해 봅니다.

한국은행이 10월 7일 발표한 2026년 2분기 자금순환(잠정)에는 가계에 관한 숫자가 두 개 나옵니다. 석 달 동안 가계가 금융자산을 사는 데 쓴 돈은 88.5조원인데, 6월 말 가계 금융자산은 3월 말보다 513.2조원 많습니다. 이 글을 읽고 나면 자금순환 발표에서 ‘거래’ 숫자와 ‘잔액’ 숫자를 구분해 읽고, 둘의 차이를 직접 계산해 그 차이가 어디서 왔는지 찾을 수 있습니다.

같은 발표에 있는 두 숫자

자금순환통계는 경제주체들이 돈을 어디서 빌리고 어디에 굴렸는지를 한 장의 표로 묶은 통계입니다. 한국은행 「경제금융용어 800선」은 이 표를 실물 쪽 돈의 흐름과 금융 쪽 채권·채무의 변화를 함께 보려고 만든 종합 통계로 설명하고, 한국은행은 1965년부터 분기와 연간으로 작성해 왔습니다.

2분기 발표에서 ‘가계 및 비영리단체’(개인사업자와 종교단체·노동조합 같은 민간비영리단체 포함)의 첫 번째 숫자는 이렇습니다.

  • 자금운용(금융자산 순취득): 88.5조원. 1분기 96.3조원보다 줄었습니다.
  • 자금조달(금융부채 순증가): 27.8조원. 금융기관 차입이 28.8조원이었습니다.
  • 순자금운용(자금운용 − 자금조달): 88.5 − 27.8 = 60.7조원.

두 번째 숫자는 같은 보도자료 뒤쪽 ‘금융자산 및 부채 잔액’ 표에 있습니다. 가계 금융자산은 3월 말 6,417.1조원에서 6월 말 6,930.2조원이 되어 513.2조원 늘었습니다. 88.5조원을 넣었는데 513.2조원이 불어난 셈이니, 차이는 424.7조원입니다.

거래표와 잔액표는 재는 것이 다르다

자금순환통계는 두 개의 표로 이루어집니다. 금융거래표는 일정 기간에 금융자산과 부채를 얼마나 사고팔았는지, 즉 흐름(flow)을 적습니다. 금융자산·부채잔액표는 특정 시점에 들고 있는 양, 즉 잔액(stock)을 시장가격으로 적습니다.

보도자료에 붙은 엑셀 거래표 주석이 두 표의 관계를 짚어 줍니다. 거래액은 금융자산의 시가평가와 환율 변동에 따른 자산 변동을 뺀 값이라서, 기말 잔액에서 기초 잔액을 뺀 수치와 다를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식으로 쓰면 다음과 같습니다.

기말 잔액 = 기초 잔액 + 거래 + 거래 외 변동(가격·환율 변동, 분류 변경 등)

그래서 거래 외 변동은 ‘잔액 증감 − 거래’로 거꾸로 구할 수 있습니다. 숫자가 작은 가상 예로 먼저 계산해 보겠습니다.

경제 노트

가상 예: 산 돈과 늘어난 돈

숫자는 설명용으로 지어낸 것, 단위 만원

  • 1. 분기 초

    • 주식 잔액 1,000
    • 분기 말 직전에 200어치를 더 산다
    • 거래(자금운용) = +200
  • 2-A. 주가가 30% 오르면

    • 말 잔액 1,000 × 1.3 + 200 = 1,500
    • 잔액 증감 +500
    • 가격 변동 500 − 200 = +300
  • 2-B. 주가가 20% 내리면

    • 말 잔액 1,000 × 0.8 + 200 = 1,000
    • 잔액 증감 0
    • 가격 변동 0 − 200 = −200
    • 거래는 똑같이 +200

실제 통계의 차이에는 가격 변동 말고도 환율 변동, 분류 변경 같은 거래 외 요인이 함께 들어 있다.

가상 예: 거래는 같아도 가격이 움직이면 잔액 증감은 크게 달라진다.

분기 초에 주식 1,000만원어치를 가진 사람이 분기 말 직전에 200만원어치를 더 샀다고 하겠습니다. 막 산 200만원어치는 가격 변동을 거의 겪지 않았다고 보고, 원래 있던 1,000만원어치만 가격이 바뀐다고 가정합니다.

  • 주가가 30% 오르면 기말 잔액은 1,000 × 1.3 + 200 = 1,500만원입니다. 잔액은 500만원 늘었고 거래는 200만원이니, 가격 변동은 500 − 200 = 300만원입니다.
  • 주가가 20% 내리면 기말 잔액은 1,000 × 0.8 + 200 = 1,000만원입니다. 잔액은 그대로인데 거래는 똑같이 200만원이고, 가격 변동은 −200만원입니다.

거래표에는 두 경우 모두 +200만원이 적힙니다. 거래표는 얼마를 넣었는지를, 잔액표는 그 결과 얼마가 되었는지를 보여 줍니다. 실제로 언제 샀는지에 따라 가격 변동 몫은 달라지므로, 이 예의 ‘분기 말 직전 매수’는 계산을 단순하게 하려고 둔 가정입니다.

2분기의 424.7조원은 어디서 나왔나

같은 계산을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의 상품별 수치에 적용하면 차이가 어느 상품에서 생겼는지 보입니다.

경제 노트

513.2조원은 어디서 늘었나

가계 및 비영리단체, 2026년 2분기, 단위 조원

  • 금융자산 전체

    • 거래(자금운용) 88.5
    • 잔액 6,417.1 → 6,930.2, 증가 513.2
    • 거래로 설명되지 않는 차이 424.7
  •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

    • 거래 101.6
    • 잔액 1,849.1 → 2,381.1, 증가 532.0
    • 차이 430.5
    • 국내 주식·출자지분 차이 323.2 · 해외주식 53.0 · 펀드 54.3
  • 나머지 주요 상품

    • 현금 및 예금: 거래 −21.7, 잔액 −25.7
    • 보험 및 연금 준비금: 거래 +12.2, 잔액 +7.4
    • 채권: 거래 −3.4, 잔액 −0.6
    • 이들의 차이는 서로 상쇄되어 작다

자료: 한국은행 「2026년 2/4분기 자금순환(잠정)」(2026-10-07), ECOS 281Y001·281Y002(2026-10-12 조회). 차이 = 잔액 증감 − 거래. 반올림 때문에 합계가 맞지 않을 수 있다.

2분기 차이 424.7조원은 거의 전부 주식과 펀드에서 나왔다.
  •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 거래는 101.6조원인데 잔액은 1,849.1조원에서 2,381.1조원으로 532.0조원 늘었습니다. 차이는 430.5조원으로 전체 차이 424.7조원보다도 큽니다. 그중 국내 주식·출자지분이 323.2조원, 해외주식이 53.0조원, 펀드가 54.3조원입니다.
  • 현금 및 예금: 거래는 −21.7조원, 잔액 증감은 −25.7조원입니다. 보도자료 기준으로는 금융기관 예치금이 23.3조원 줄었습니다.
  • 보험 및 연금 준비금과 채권은 거래와 잔액 증감의 차이가 몇 조원에 그치고, 서로 일부 상쇄됩니다.

정리하면 2분기 가계 금융자산 증가분 513.2조원 가운데 새로 넣은 돈은 88.5조원이고, 나머지는 거의 전부 이미 들고 있던 주식과 펀드의 평가액이 커진 몫입니다. 같은 기간 시장 상황도 이와 맞습니다. ECOS의 코스피 종가는 3월 31일 5,052.46에서 6월 30일 8,476.48로 67.8% 올랐습니다. 원/달러 매매기준율은 1,513.4원에서 1,541.5원으로 1.9% 올라, 해외주식의 원화 평가액을 조금 더 키우는 방향이었습니다. 다만 가계가 보유한 국내 주식에는 비상장 출자지분도 섞여 있어서 코스피 상승률을 그대로 곱해 차이를 맞출 수는 없고, 통계도 차이를 가격 변동과 환율 변동으로 나눠 공표하지는 않습니다.

2분기만 유독 컸다

최근 네 분기를 나란히 놓으면 2분기가 얼마나 달랐는지 보입니다.

막대그래프.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자산, 분기별, 단위 조원. 거래(자금운용)와 금융자산 잔액 증감: 2025년 3분기 77.0과 214.1, 4분기 84.3과 210.0, 2026년 1분기 96.3과 209.4, 2분기 88.5와 513.2. 거래는 비슷한데 2분기 잔액 증감만 크게 튀었음.
최근 네 분기 가계가 금융자산을 산 금액(회색)과 금융자산 잔액이 실제로 늘어난 금액(빨강)입니다. 잔액 증감은 ECOS 분기 말 잔액에서 직접 계산했습니다.

가계가 금융자산을 산 금액은 77.0조원, 84.3조원, 96.3조원, 88.5조원으로 큰 변화가 없습니다. 잔액 증감은 앞의 세 분기에 210조원 안팎이다가 2분기에 513.2조원으로 뛰었습니다. 앞의 세 분기에도 거래 외 변동은 113~137조원으로 거래보다 컸습니다. 주식 비중이 큰 시기에는 거래보다 가격이 잔액을 더 크게 움직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주가가 크게 내리는 분기에는 거래가 플러스여도 잔액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자산 구성도 바뀌었습니다. 가계 금융자산 가운데 현금 및 예금 비중은 3월 말 42.3%에서 6월 말 38.8%로 낮아졌고,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 비중은 28.8%에서 34.4%로 높아졌습니다. 예금을 덜 넣고 주식과 펀드를 더 산 거래 변화에 주가 상승이 더해진 결과입니다.

읽을 때 함께 기억할 것

  • 순금융자산(금융자산 − 금융부채)도 마찬가지입니다. 가계 순금융자산은 2분기에 484.9조원 늘었지만, 거래로 본 순자금운용은 60.7조원입니다. 같은 이유로 두 숫자는 크게 다를 수 있습니다.
  • 2026년 수치는 잠정치입니다. 한국은행은 확정통계를 낼 때 기초자료를 더 반영해 잠정치를 고칩니다.
  • ‘가계 및 비영리단체’에는 소규모 개인사업자와 민간비영리단체가 들어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이 부문의 부채를 인구로 나눠 1인당 빚으로 읽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히고 있고, 자산도 같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 이 글은 통계를 읽는 방법을 설명할 뿐, 특정 자산의 매수나 매도를 권하지 않습니다. 지난 분기의 평가 이익은 다음 분기 수익을 뜻하지 않습니다.

한 줄로 남길 계산

자금순환 발표를 볼 때는 같은 부문의 거래표 숫자와 잔액표 숫자를 하나씩 찾아 ‘잔액 증감 − 거래’를 계산해 보세요. 2분기 가계라면 513.2 − 88.5 = 424.7조원입니다. 이 차이가 크면 그 분기의 변화는 돈을 새로 넣어서가 아니라 이미 가진 자산의 값이 움직여서 생긴 것이고, 상품별로 같은 계산을 하면 어느 자산이 움직였는지까지 알 수 있습니다.

끝 · END OF NOTE목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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