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CES AND INFLATION / FIELD NOTES

9월 물가는 한 달 새 0.3% 올랐는데 상승률은 왜 3.1%에서 2.9%로 내려갔을까

9월 소비자물가는 한 달 새 0.3% 올랐는데 전년동월비는 3.1%에서 2.9%로 내려갔습니다. 공표 지수 네 개로 2.9%를 다시 계산해 보고, 작년 9월과 작년 8월 통신비가 올해 상승률을 어떻게 움직였는지 확인합니다.

국가데이터처가 2026년 10월 2일 발표한 「2026년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서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20.43으로 8월보다 0.3% 올랐습니다. 그런데 1년 전과 비교한 상승률은 8월 3.1%에서 9월 2.9%로 0.2%p 낮아졌습니다. 물가가 한 달 사이 올랐는데 ‘물가상승률 둔화’라는 말이 붙은 셈입니다.

둘 중 하나가 틀린 것은 아닙니다. 9월 상승률을 낮춘 것은 올해 9월이 아니라 작년 9월입니다. 이 글을 읽고 나면 공표된 지수 네 개로 2.9%를 직접 다시 계산할 수 있고, 다음 달 물가 기사를 볼 때 숫자가 오르내린 이유 가운데 ‘작년 그달’ 몫을 따로 떼어 볼 수 있습니다.

전년동월비는 열두 달 치 움직임의 묶음

뉴스에서 말하는 물가상승률은 보통 전년동월비입니다. 이번 달 지수를 1년 전 같은 달 지수로 나눈 값이니, 그 사이 열두 번의 한 달 변화가 모두 곱해져 들어 있습니다. 9월 2.9%는 2025년 10월부터 2026년 9월까지의 한 달 변화를 이어 붙인 결과이고, 8월 3.1%는 2025년 9월부터 2026년 8월까지의 결과입니다.

한 달이 지나면 이 열두 달 창은 한 칸 옆으로 밀립니다. 새 달 하나가 들어오고, 1년 전 달 하나가 빠집니다. 그러니 전년동월비가 오르내리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이번 달에 물가가 얼마나 움직였는지, 그리고 창에서 빠진 작년 그달에 물가가 얼마나 움직였는지입니다. 작년 그달이 유난히 많이 올랐으면 올해 상승률은 낮아 보이고, 유난히 내렸으면 높아 보입니다.

한국은행 「경제금융용어 800선」은 이것을 기저효과로 설명합니다. 비교 기준이 되는 시점의 상황 때문에 지표가 실제보다 부풀거나 위축되어 보이는 현상이라는 뜻입니다. 극단적인 가상 예로 보면 분명해집니다.

가상 예. 작년 커피 가격 7월 4,000원, 8월 3,000원, 9월 4,000원. 올해 8월과 9월 모두 4,200원. 전년동월비는 8월 4,200 나누기 3,000으로 40%, 9월 4,200 나누기 4,000으로 5%.
가상 예: 작년 8월에만 3,000원으로 할인했던 커피는 올해 4,200원으로 가격이 같아도 전년동월비가 8월 40%, 9월 5%로 바뀝니다.

작년 8월에만 한 달 할인을 했던 커피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올해 커피값은 8월에도 9월에도 4,200원으로 같습니다. 그런데 1년 전과 비교하면 8월은 3,000원 대비 40%, 9월은 4,000원 대비 5% 오른 것으로 계산됩니다. 올해 가격은 움직이지 않았는데 상승률이 35%p 떨어졌습니다. 바뀐 것은 비교 대상인 작년 값뿐입니다.

지수 네 개로 9월 2.9%를 다시 계산하기

실제 숫자로 해 보겠습니다. 보도자료 2쪽 표에 필요한 지수(2020=100)가 다 있습니다. 2025년 8월 116.45, 9월 117.06, 2026년 8월 120.05, 9월 120.43입니다.

먼저 8월 전년동월비는 120.05÷116.45=1.03091, 곧 3.09%입니다. 올해 9월의 한 달 상승은 120.43÷120.05=1.00317로 0.32%이고, 작년 9월의 한 달 상승은 117.06÷116.45=1.00524로 0.52%입니다. 열두 달 창에서 작년 9월을 빼고 올해 9월을 넣으면 되므로 1.03091×1.00317÷1.00524=1.02879, 곧 2.88%입니다. 120.43÷117.06을 바로 계산해도 같은 1.02879가 나오고, 소수 첫째 자리로 반올림하면 공표치 2.9%입니다.

상승률이 작을 때는 어림셈으로도 충분합니다. 지난달 상승률에 이번 달 전월비를 더하고, 작년 같은 달 전월비를 빼면 됩니다. 3.09+0.32−0.52=2.89로, 정확한 값 2.88과 0.01%p 차이입니다. 올해 9월에도 물가는 올랐지만 작년 9월(0.52%)만큼은 오르지 않았기 때문에 전년동월비가 0.21%p 내려갔다는 것이 이 계산의 뜻입니다.

소비자물가지수 2025년 8월 116.45, 9월 117.06, 2026년 8월 120.05, 9월 120.43. 8월 전년동월비 비율 1.03091, 올해 9월 전월비 1.00317, 작년 9월 전월비 1.00524. 1.03091 곱하기 1.00317 나누기 1.00524는 1.02879로 9월 전년동월비 2.88%, 공표 2.9%.
8월 상승률 3.09%에 올해 9월의 한 달 상승분을 곱하고 작년 9월의 한 달 상승분으로 나누면 9월 상승률 2.88%가 나옵니다. 공표 지수만으로 다시 할 수 있는 계산입니다.

아래 그래프는 2025년 8월부터 2026년 9월까지의 한 달 상승률을 막대로 그리고, 8월과 9월 전년동월비가 각각 어느 열두 달을 묶은 것인지 표시한 것입니다. 빨간 막대가 창에서 빠진 달, 검은 막대가 새로 들어온 달입니다.

2025년 8월부터 2026년 9월까지 소비자물가지수 전월 대비 상승률 막대그래프. 2025년 9월 +0.52%는 창에서 빠진 달로 빨간색, 2026년 9월 +0.32%는 새로 들어온 달로 검은색. 위의 괄호는 8월 전년동월비 3.09%가 2025년 9월~2026년 8월, 9월 전년동월비 2.88%가 2025년 10월~2026년 9월의 열두 달을 묶은 것임을 표시한다. 2025년 8월, 11월과 2026년 7월은 마이너스.
공표 지수로 계산한 한 달 상승률입니다. 9월 전년동월비는 8월의 열두 달 창에서 작년 9월(+0.52%)이 빠지고 올해 9월(+0.32%)이 들어온 결과입니다. 자료: 국가데이터처, 한국은행 ECOS.

8월 3.1%가 높았던 이유도 작년에 있다

같은 계산을 한 달 앞으로 당기면 8월이 왜 7월 2.8%에서 3.1%로 뛰었는지도 보입니다. 2025년 8월 지수는 7월보다 0.1% 내렸습니다. 작년 8월이 마이너스였으니, 올해 8월이 0.2%만 올라도 창에서 빠진 달보다 들어온 달이 커서 전년동월비가 올라갔습니다.

작년 8월의 하락은 주로 통신에서 나왔습니다. 2025년 8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통신 지수가 한 달 사이 13.3% 내렸고, 품목 가운데 휴대전화료가 21.0% 내렸습니다. 이 통신 하락이 그달 총지수를 0.58%p 끌어내렸습니다. 그리고 다음 달인 2025년 9월에 통신 지수는 15.4% 올라 원래 수준으로 돌아왔습니다.

통신 지수 2025년 7월 101.32, 8월 87.87, 9월 101.38. 7월에서 8월 13.3% 하락, 휴대전화료 21.0% 하락, 9월 15.4% 상승. 2026년 8월 102.48로 전년동월비 16.6%, 기여도 0.63%p. 9월 103.42로 2.0%, 기여도 0.09%p. 총지수 기여도 3.09에서 2.88로 0.21%p 하락 중 통신 −0.54%p, 나머지 +0.33%p.
작년 8월 통신 지수가 한 달 동안 13.3% 내려갔다가 9월에 돌아왔습니다. 그 바람에 올해 8월 통신의 기여도는 0.63%p로 커졌고, 9월에는 0.09%p로 줄었습니다. 통신을 뺀 나머지 품목의 기여도는 오히려 0.33%p 늘었습니다.

그 결과 올해 통신의 전년동월비는 8월에 16.6%로 튀었다가 9월에 2.0%로 내려왔습니다. 총지수 전년동월비에 대한 통신의 기여도는 8월 0.63%p, 9월 0.09%p입니다. 총지수 기여도 합계는 3.09에서 2.88로 0.21%p 줄었는데, 통신 하나가 0.54%p를 줄였고 통신을 뺀 나머지 품목의 기여도 합은 오히려 0.33%p 늘었습니다. 9월 상승률이 내려간 것을 물가 전반이 안정된 신호로만 읽으면 이 부분을 놓칩니다. 보도자료도 석유류가 1년 전보다 14.8% 오른 점을 함께 적고 있습니다.

근원물가에서도 같은 모양이 보입니다.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의 전년동월비는 8월 3.4%에서 9월 2.8%로 0.6%p 낮아졌습니다. 이 지수는 작년 9월에 한 달 동안 0.5% 올랐고 올해 9월에는 0.1% 내렸습니다. 어림셈으로 3.4−0.1−0.5=2.8입니다.

기저효과를 걸러 읽는 순서

전년동월비가 바뀌었다는 기사를 볼 때는 세 가지를 차례로 확인하면 됩니다. 첫째, 이번 달 전월비입니다. 국가데이터처도 보도자료 일러두기에서 추이는 주로 전년동월비로 보되 단기 변동인 전월비도 함께 참고하라고 적고 있습니다. 둘째, 1년 전 같은 달의 전월비입니다. 같은 보도자료 2쪽 표에 13개월 치가 나란히 있어서 따로 찾을 필요가 없습니다. 이번 달 전월비와 작년 같은 달 전월비의 차이가 곧 전년동월비 변화의 대부분입니다. 셋째, 그 차이가 특정 품목에서 나왔다면 지출목적별 기여도 표에서 어느 부문인지 확인합니다.

이 방법은 다음 달을 예측하는 도구가 아닙니다. 다만 무엇이 창에서 빠질지는 미리 알 수 있습니다. 공표 지수로 계산한 2025년 10월의 전월비는 0.31%, 11월은 −0.19%, 12월은 0.32%입니다. 예를 들어 올해 10월 물가가 한 달 동안 0.31% 오르면 10월 전년동월비는 9월과 거의 같게 나오고, 그보다 더 오르면 올라가고 덜 오르면 내려갑니다. 11월은 작년 같은 달이 마이너스였으니 올해 11월 물가가 그대로이기만 해도 전년동월비는 조금 올라갑니다. 실제로 어떻게 될지는 그달 가격이 정합니다.

정리하면, 전년동월비의 한 달 변화는 ‘이번 달 전월비 − 작년 같은 달 전월비’로 어림할 수 있습니다. 다음 물가 발표에서 상승률이 움직이면, 그 숫자가 올해 이야기인지 작년 이야기인지부터 이 뺄셈으로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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