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NOMY BOX

'26/10/08 UPDATE

FOREIGN EXCHANGE RESERVES / FIELD NOTES

9월 외환보유액이 17.2억 달러 줄었다면 한국은행이 그만큼 달러를 판 걸까

9월 외환보유액은 17.2억 달러 줄었지만 한국은행이 밝힌 이유 목록에 달러 매도는 없습니다. 외화예수금, 환산액, 반올림까지 나눠 보고, 실제 달러 순매도는 석 달 뒤 따로 공개되는 외환당국 순거래로 확인하는 법을 정리합니다.

한국은행이 2026년 10월 6일 발표한 「2026년 9월말 외환보유액」을 보면 9월 말 외환보유액은 4,405.6억 달러로 8월 말 4,422.8억 달러보다 17.2억 달러 줄었습니다. 넉 달 만의 감소입니다. 이 숫자를 보면 ‘한국은행이 원화 값을 떠받치려고 달러를 17억 달러어치 팔았구나’ 하고 읽기 쉽습니다.

그렇게 읽으면 안 되는 이유를 숫자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이 글을 읽고 나면 외환보유액 증감에 섞여 있는 몇 가지 몫을 나눠 볼 수 있고, 실제로 시장에서 달러를 얼마나 팔았는지는 어디서, 언제 확인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외환보유액은 ‘달러로 잰 잔액’입니다

외환보유액은 중앙은행과 정부가 급할 때 바로 꺼내 쓸 수 있도록 쥐고 있는 대외 지급 준비 자산입니다. 한국은행 「경제금융용어 800선」은 이를 일종의 비상금에 비유합니다. 환율이 급하게 뛸 때 시장을 진정시키는 재원이 되고, 금융기관이 해외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워질 때 마지막으로 기댈 곳이 됩니다.

9월 말 4,405.6억 달러는 유가증권 3,860.3억 달러(87.6%), 예치금 299.5억 달러(6.8%), SDR 154.8억 달러(3.5%), 금 47.9억 달러(1.1%), IMF포지션 43.0억 달러(1.0%)로 이뤄져 있습니다. 대부분은 선진국 국채 같은 외화 채권과 예금입니다.

중요한 점은 이 숫자가 그달 사고판 내역을 더한 값이 아니라, 월말에 들고 있는 자산을 모두 미 달러로 환산한 잔액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한 달 사이의 증감에는 달러를 팔고 산 거래뿐 아니라 이자 수입, 남이 맡긴 돈의 입출금, 환율 변화에 따른 환산액 변화가 함께 섞입니다.

경제 노트

9월 −17.2억 달러, 항목별로 나누면

2026년 8월 말 → 9월 말, 단위 억 달러

  • 총액

    • 4,422.8 → 4,405.6
    • 전월 대비 −17.2
  • 항목별 증감(반올림 공표치)

    • 유가증권 −10.5 · 예치금 −3.5
    • SDR −2.9 · IMF포지션 −0.4
    • 금 0.0
  • 더하면 −17.3, 총액은 −17.2

    • −10.5 − 3.5 − 2.9 + 0.0 − 0.4 = −17.3
    • 항목마다 따로 반올림한 차이
    • 천 달러 단위 총액 감소: 1,724,657천 달러
    • → 반올림 17.2억 달러
  • 금은 한 자리도 안 변함

    • 8월·9월 모두 4,794,932천 달러

자료: 한국은행 「2026년 9월말 외환보유액」(2026-10-06), ECOS 732Y001(2026-10-07 조회).

9월 감소 17.2억 달러를 항목별로 나누면 유가증권 −10.5, 예치금 −3.5, SDR −2.9, 금 0.0, IMF포지션 −0.4입니다. 반올림한 항목을 더하면 −17.3이 되어 총액 −17.2와 0.1 차이가 납니다.

항목별로 나눈 표에도 작은 함정이 있습니다. 보도자료의 전월 대비 증감을 더하면 −10.5−3.5−2.9+0.0−0.4=−17.3인데, 총액은 −17.2입니다. 각 항목을 소수 첫째 자리에서 따로 반올림했기 때문입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의 천 달러 단위 값으로 다시 계산하면 총액 감소는 17억 2,466만 달러이고, 반올림하면 17.2억 달러가 맞습니다. 보도자료 표 아래에도 ‘반올림 오차로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주석이 붙어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직접 밝힌 9월 감소 이유

보도자료는 감소 이유를 세 가지로 적었습니다. 운용수익이 났는데도 첫째, 금융기관이 맡겨 둔 외화예수금이 줄었고 둘째, 한미전략투자공사에 자산을 위탁했으며 셋째, 달러가 아닌 통화로 된 외화자산을 달러로 환산한 금액이 줄었다는 것입니다. 시장에서 달러를 팔았다는 말은 이유 목록에 없습니다.

세 가지는 성격이 다릅니다. 외화예수금은 금융기관이 한국은행에 맡긴 외화라서, 늘면 보유액이 늘고 빠져나가면 줄어듭니다. 8월에 보유액이 143.3억 달러나 늘었을 때 한국은행이 맨 앞에 적은 이유가 바로 외화예수금의 큰 폭 증가였고, 9월에는 반대로 외화예수금이 줄었습니다. 한미전략투자공사에 위탁한 자산은 외환보유액 집계에서 빠졌습니다. 한국은행은 앞으로 추가 위탁 금액과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세 번째가 이 글의 핵심입니다. 한국은행은 미 달러 외에 유로화, 엔화, 파운드화, 호주 달러화, 캐나다 달러화, 위안화 자산도 갖고 있습니다. 2025년 말 보유외환 가운데 미 달러화 비중은 69.5%였습니다. 달러가 다른 통화보다 강해지면, 유로 채권을 한 장도 팔지 않아도 그 채권을 달러로 환산한 금액은 줄어듭니다. SDR도 미 달러, 유로, 파운드, 엔, 위안 다섯 통화 바스켓으로 값이 정해지는 IMF의 계산 단위라 같은 영향을 받습니다. 9월에 SDR 항목이 2.9억 달러 줄어든 데에도 이 환산 효과가 섞여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보도자료는 항목별 이유를 나눠 적지 않았습니다.

경제 노트

같은 이유가 늘리기도, 줄이기도

한국은행이 밝힌 월별 증감 이유, 2026년 6~9월

  • 6월 +3.7억 달러

    •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왑 등 시장안정화 조치에도
    • 금융기관 외화예수금 증가
  • 7월 +5.9억 달러

    •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왑 등에도
    • 외화 외평채 발행 · 운용수익 · 환산액 증가
  • 8월 +143.3억 달러

    • 금융기관 외화예수금 크게 증가
    • 운용수익 · 환산액 증가
  • 9월 −17.2억 달러

    • 운용수익에도 외화예수금 감소
    • 한미전략투자공사 자산위탁 · 환산액 감소

자료: 한국은행 「2026년 6·7·8·9월말 외환보유액」 보도자료(2026-07-03, 08-05, 09-03, 10-06). ‘환산액’은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미 달러 환산액.

최근 넉 달 한국은행 보도자료가 밝힌 증감 이유입니다. 같은 ‘외화예수금’과 ‘환산액’이 달마다 보유액을 늘리기도, 줄이기도 했습니다.

넉 달을 이어서 보면 패턴이 보입니다. 6월에는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왑 같은 시장안정화 조치가 있었는데도 외화예수금이 늘어 3.7억 달러 증가했고, 7월에는 외화 외평채 신규 발행과 운용수익, 환산액 증가로 5.9억 달러 늘었습니다. 시장안정 조치는 보유액을 줄이는 쪽으로 작용하지만, 다른 몫이 그보다 크면 잔액은 오히려 늘어납니다.

실제 달러 순매도는 분기마다 따로 공개됩니다

외환당국(정부와 한국은행)이 시장에서 실제로 달러를 얼마나 사고팔았는지는 외환보유액 보도자료가 아니라 「외환당국 순거래」로 분기마다 공개됩니다. 대상 분기가 끝나고 석 달 뒤에 나옵니다. 2026년 9월 30일 공개된 2분기 순거래는 −96.12억 달러, 곧 96억 달러 넘게 순매도했다는 뜻입니다.

이 숫자를 같은 분기 외환보유액 증감과 나란히 놓아 보면 둘이 얼마나 다르게 움직이는지 분명해집니다. 분기 말 보유액은 ECOS의 월말 값을 썼습니다.

막대그래프. 외환당국 순거래와 외환보유액 증감, 단위 억 달러. 2025년 4분기 순거래 −224.67, 보유액 +60.3. 2026년 1분기 순거래 −136.28, 보유액 −43.9. 2026년 2분기 순거래 −96.12, 보유액 +37.0. 2026년 3분기 순거래는 2026년 12월 31일 공개 예정.
세 분기 연속 외환당국은 달러를 순매도했지만, 같은 분기 외환보유액은 두 번 늘었습니다. 분기 순거래와 보유액 증감은 다른 통계입니다.

2025년 4분기에는 224.67억 달러를 순매도했는데 보유액은 4,220.2억 달러에서 4,280.5억 달러로 60.3억 달러 늘었습니다. 2026년 1분기에는 136.28억 달러 순매도에 보유액이 43.9억 달러 줄었고, 2분기에는 96.12억 달러 순매도에도 보유액이 37.0억 달러 늘었습니다. 순매도가 가장 컸던 분기에 보유액이 가장 많이 늘었으니, 보유액 증감만 보고 개입 규모를 짐작하면 방향부터 틀릴 수 있습니다.

그러면 9월이 속한 3분기 순거래는 언제 알 수 있을까요. 공개 일정표에 따르면 2026년 12월 31일입니다. 그전까지 9월의 −17.2억 달러를 ‘달러 매도액’이라고 부를 근거는 없습니다.

거래 없이 17억 달러가 줄어드는 가상 계산

환산 효과가 얼마나 클 수 있는지 작은 가상 예로 계산해 보겠습니다. 아래 숫자는 설명을 위해 정한 것이며 한국은행의 실제 통화 구성이나 9월 실제 내역이 아닙니다.

경제 노트

달러를 안 팔아도 17억 달러가 준다

가상 예 · 실제 통화 구성이나 9월 내역이 아님

  1. 출발: 보유액 4,000억 달러

    • 달러 자산 2,800 (70%)
    • 유로·엔 등 비달러 자산 1,200 (30%)
  2. 비달러 통화가 달러 대비 1% 약세

    • 1,200 × 0.99 = 1,188 → −12
    • 팔지 않아도 달러 환산액 −12억 달러
  3. 외화예수금 인출, 운용수익

    • 금융기관이 맡긴 외화 10억 달러 인출 −10
    • 채권 이자 등 운용수익 +5
  4. 합계

    • −12 − 10 + 5 = −17
    • 시장 달러 매도 0, 잔액 −17억 달러

단위 억 달러. 숫자는 설명용 가상 값입니다. 한국은행 보유외환의 미 달러화 비중은 2025년 말 69.5%(한국은행 외환보유액 운용현황).

가상 예: 달러를 한 푼도 팔지 않아도 비달러 자산의 환산액, 외화예수금 인출, 운용수익만으로 잔액이 17억 달러 줄어들 수 있습니다.

보유액이 4,000억 달러이고 그중 30%인 1,200억 달러어치가 유로, 엔 같은 비달러 자산이라고 하겠습니다. 한 달 사이 이 통화들이 달러에 대해 평균 1% 약해지면 1,200×0.99=1,188이 되어, 아무것도 팔지 않았는데 12억 달러가 줄어듭니다. 같은 달 금융기관이 맡겨 둔 외화예수금 10억 달러를 찾아가면 10억 달러가 더 줄고, 채권 이자 같은 운용수익 5억 달러가 들어오면 그만큼 늘어납니다. −12−10+5=−17억 달러입니다. 달러 매도 0원으로 9월과 비슷한 크기의 감소가 만들어졌습니다.

거꾸로도 마찬가지입니다. 달러가 약해지는 달에는 환산액이 늘어나, 시장에 달러를 팔고도 보유액이 늘어난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2025년 4분기와 2026년 2분기처럼 달러를 순매도한 분기에 보유액이 늘어난 일이 실제로 있었습니다. 다만 그 차이가 환산액 때문인지 외화예수금이나 운용수익 때문인지는 분기 숫자만으로 가를 수 없습니다.

금 47.9억 달러가 몇 년째 그대로인 이유

표를 보다 보면 금 항목도 눈에 띕니다. 2022년 말, 2023년 말, 2024년 말, 2025년 말, 그리고 2026년 8월 말과 9월 말까지 모두 47.9억 달러입니다. ECOS의 천 달러 단위로 보면 8월과 9월은 4,794,932천 달러로 한 자리도 다르지 않습니다. 한국은행은 2024년 4월 블로그 글에서 2013년 이후 금을 사들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고, 연말 금 금액도 2013년 말 이후 47.9억 달러 근처에 머물러 있습니다. 같은 기간 국제 금값은 오르내림이 컸으니, 이 항목은 금 시세를 매달 다시 매긴 값이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금값이 올라도 외환보유액 증감에는 거의 나타나지 않습니다.

다음 발표 때 확인할 순서

다음 달 외환보유액 기사를 볼 때는 세 가지를 차례로 보면 됩니다. 먼저 보도자료 첫 문단의 이유 목록에서 외화예수금, 환산액, 운용수익, 외평채 발행처럼 거래가 아닌 몫이 무엇인지 확인합니다. 다음으로 그달 달러가 다른 주요 통화보다 강했는지 약했는지 봅니다. 마지막으로 시장에서 실제로 판 규모는 석 달 뒤 공개되는 외환당국 순거래로 확인합니다. 외환보유액 증감은 ‘얼마나 팔았나’가 아니라 ‘월말 잔액이 달러로 얼마인가’에 답하는 숫자입니다.

끝 · END OF NOTE목록으로
COMMENTS BOX

이 기록에 대화를 더해 주세요.

궁금한 점, 다른 접근, 직접 해 본 결과를 나눠 주세요.

최신순

로그인 상태 확인 중…

댓글을 불러오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