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026년 9월 21일 발표한 「2024년 산업연관표(연장표)」에서 2024년 전 산업의 생산유발계수는 1.808이었습니다. 국산품에 대한 최종수요가 1억 원 생기면 나라 안 모든 산업에서 생산이 1억 8,080만 원 늘어난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국내총생산(GDP)도 1억 8천만 원만큼 늘어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같은 표에서 부가가치유발계수는 0.759입니다.
이 글을 읽고 나면 생산유발계수가 무엇을 세는 숫자인지, 왜 부가가치유발계수와 수입유발계수를 더하면 언제나 1이 되는지 설명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함께 올린 통계표의 숫자 세 개만으로 1.808을 직접 다시 계산해 볼 수도 있습니다.
주문은 거슬러 올라가며 줄어든다
산업연관표는 한 해 동안 각 산업이 무엇을 얼마나 사다 써서 무엇을 만들고, 만든 것을 누구에게 팔았는지를 한 장의 행렬로 적은 통계입니다. 여기서 ‘최종수요’는 소비, 투자, 수출처럼 더 가공되지 않고 쓰이는 수요이고, ‘중간재’는 다른 상품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재료와 서비스입니다.
가상의 예로 봅니다. 상품 A를 1원어치 만들려면 국산 A 0.1원과 국산 B 0.3원이 들고, B를 1원어치 만들려면 A 0.2원과 B 0.1원이 든다고 합시다. 소비자가 A를 100만큼 사면 A 공장은 100을 만들기 위해 A 10과 B 30을 새로 주문합니다(1차 파급, 40). 그 40을 만들려면 다시 A 7과 B 6이 필요합니다(2차, 13). 3차는 4.6, 4차는 1.6으로 단계마다 앞 단계의 절반도 안 되게 줄어듭니다. 끝없이 더해도 합계는 160에서 멈추고, 그 내역은 A 120, B 40입니다.
최종수요 100이 생산 160을 불렀으니 A의 생산유발계수는 1.6입니다. 실제 계산에서는 단계를 하나씩 더하지 않습니다. 국산 투입계수를 모은 행렬을 Ad라 하면 (I − Ad)의 역행렬을 한 번에 구하고, 이 역행렬의 각 열을 더한 값이 그 상품의 생산유발계수입니다. 가상 예의 역행렬에서 A 열은 1.2와 0.4로, 더하면 1.6입니다.
생산 160 가운데 60은 두 번 센 값
생산액은 중간재 값을 포함한 총액입니다. A 120 속에는 A를 만드는 데 들어간 국산 B의 값이 들어 있고, 그 B는 이미 B의 생산 40에 한 번 잡혔습니다. 가상 예에서 A와 B가 사다 쓴 국산 중간재는 A 쪽 48, B 쪽 12로 모두 60입니다. 생산 160에서 이 60을 빼면 정확히 최종수요 100이 남습니다.
이제 생산 1원어치를 국산 중간재, 수입 중간재, 부가가치로 나눠 봅니다. A는 0.4, 0.2, 0.4이고 B는 0.3, 0.1, 0.6이라고 하면, A 120에서 부가가치 48과 수입 24가, B 40에서 부가가치 24와 수입 4가 나옵니다. 부가가치는 모두 72, 수입은 28이고, 둘을 더하면 최종수요와 같은 100입니다. 부가가치유발계수 0.72와 수입유발계수 0.28을 더하면 1이 되는 까닭입니다.
이 관계는 우연이 아닙니다. 국산 중간재는 다른 산업의 생산물이므로 파급 과정에서 다시 쪼개지고, 쪼개지지 않고 남는 것은 나라 안에서 새로 만든 가치(부가가치)와 나라 밖에서 사 온 것(수입)뿐입니다. 그래서 최종수요 1원은 결국 부가가치와 수입으로 전부 나뉩니다. 한국은행 「경제금융용어 800선」도 각 산업의 부가가치유발계수와 수입유발계수의 합이 항상 1이라고 설명합니다. GDP는 부가가치의 합계이므로, 최종수요가 GDP를 얼마나 늘리는지 묻는다면 봐야 할 숫자는 생산유발계수가 아니라 부가가치유발계수입니다.
2024년 표로 1.808을 다시 계산하기
한국은행은 보도자료와 함께 33개 부문 투입산출표를 엑셀 파일로 올렸습니다. 전 산업을 한 부문으로 묶으면 계산은 나눗셈 몇 번이면 됩니다. 2024년 총산출은 6,047.93조 원, 그중 국산 중간재로 다시 쓰인 몫은 2,702.87조 원입니다. 빼면 국산품에 대한 최종수요 3,345.05조 원이 남습니다. 6,047.93÷3,345.05=1.808로 공표치와 같습니다.
같은 방법으로 부가가치 2,538.86조 원을 3,345.05조 원으로 나누면 0.759, 수입 중간재 806.19조 원을 나누면 0.241입니다. 두 값의 합은 1이고, 2,538.86+806.19도 3,345.05입니다. 33개 부문의 국산투입계수표로 역행렬을 직접 계산하면 공표된 생산유발계수표와 차이가 10의 −15제곱보다 작아 사실상 같았고, 수출 1원당 생산유발 1.861, 부가가치유발 0.626도 공표치와 같게 나왔습니다.
이 식에서 생산유발계수가 1÷(1−국산 중간투입률)이라는 것도 보입니다. 국산 중간투입률은 총투입 가운데 국산 중간재의 비중으로 2024년 44.7%입니다. 1÷(1−0.447)은 1.808입니다. 2023년에는 이 비율이 45.3%였고 1÷(1−0.453)은 약 1.83으로 공표치 1.827과 반올림 차이만 납니다. 보도자료가 생산유발계수 하락의 이유로 국산 중간투입률 하락을 꼽는 것도 이 관계 때문입니다.
생산을 많이 부르는 부문과 가치를 많이 남기는 부문
부문별로 보면 두 계수의 순서가 뒤바뀝니다. 공산품의 생산유발계수는 1.933으로 서비스(1.695)보다 크지만, 부가가치유발계수는 0.607로 서비스(0.859)보다 작습니다. 공산품은 여러 단계의 부품과 소재를 거치며 생산액이 불어나지만, 원자재와 부품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므로 수입유발계수가 0.394로 높습니다. 33개 부문 표에서 석탄 및 석유제품은 생산유발계수가 1.312, 수입유발계수가 0.714입니다. 이 부문은 총투입의 약 61%가 원유가 속한 수입 광산품이라, 최종수요 1원 가운데 70% 넘게가 수입으로 빠져나갑니다.
최종수요 항목도 같습니다. 2024년 수출 1원은 생산을 1.861원 불러 소비(1.705)보다 많지만, 부가가치는 0.626원으로 소비(0.839)보다 적습니다. 최종수요가 유발한 생산 가운데 수출 몫은 35.1%인데 부가가치 가운데 수출 몫은 28.2%에 그치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이 계수를 쓸 때 기억할 것
생산유발액은 여러 산업에 걸쳐 중간재가 거듭 더해진 총액입니다. 경제 규모나 소득과 비교하려면 부가가치유발액을 써야 하고, 여러 산업의 생산유발액을 GDP와 나란히 놓으면 과장이 됩니다. 계수는 투입 구조가 그대로이고 생산 능력에 제약이 없다는 가정 아래 계산한 값이며, 2024년 표는 2020년 실측표를 바탕으로 추계한 연장표이고 당해년 가격 기준입니다. 어떤 사업이나 정책의 실제 효과를 예측하는 숫자로 쓰기보다 산업 간 연결의 크기를 비교하는 데 쓰는 것이 맞습니다.
기사에서 ‘생산유발효과 몇조 원’이라는 문장을 보면 부가가치유발효과가 함께 나와 있는지 먼저 찾아보세요. 둘의 차이가 바로 두 번 센 중간재의 몫입니다. 원문과 통계표는 한국은행 「2024년 산업연관표(연장표)」에서, 부문별 세부 표는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의 산업연관표 항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 기록에 대화를 더해 주세요.
궁금한 점, 다른 접근, 직접 해 본 결과를 나눠 주세요.
로그인 상태 확인 중…
댓글을 불러오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