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그림을 열면 창부터 찾게 되는 경우가 많다. 창이 화면 안에 있어도, 가장 밝아 보이는 자리는 유리에만 있지 않다. 손 앞의 그릇, 종이, 옷의 앞면이 창보다 먼저 눈에 들어올 수 있다.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실내화 세 점을 같은 순서로 본다. 암스테르담 레이크스미술관의 《우유를 따르는 여인》과 《파란 옷을 입고 편지를 읽는 여인》, 워싱턴 내셔널 갤러리 오브 아트의 《저울을 든 여인》이다. 세 점 모두 캔버스에 유채이고, 그림이 칠해진 면의 한 변은 약 35cm에서 47cm 사이다. 여기서 할 일은 방 안의 시간을 맞히는 것이 아니다. 화면에서 밝아 보이는 자리를 고르고, 그 자리가 창 옆인지 손 앞의 물건인지 적어 보는 것이다.
아래 사진은 각 미술관이 공개한 작품 사진이다. 모니터 밝기에 따라 노랑과 파랑의 이름은 달라질 수 있다. 색 이름 하나보다, 어느 부분이 바로 옆보다 밝게 보이는지를 적는 편이 비교에 낫다. 해변과 정원의 밝은 면을 따라간 글은 소로야의 빛을 읽는 글에 따로 있다. 이번 글의 예는 이 실내화 세 점이다.
창이 화면 안에 있으면 그다음은 어디를 볼까

《우유를 따르는 여인》은 약 1660년의 그림이고, 캔버스는 높이 45.5cm, 너비 41cm다. 화면 왼쪽 위에는 작은 칸으로 나뉜 창이 들어 있다. 여인은 흰 모자를 쓰고 노란 윗옷과 푸른 앞치마를 입은 채, 갈색 항아리에서 붉은 그릇으로 우유를 따르고 있다. 탁자에는 빵이 담긴 바구니, 푸른 천, 흰 항아리가 놓여 있다.
창을 먼저 찾았다면 시선을 탁자로 옮겨 보자. 유리 자체보다 우유의 흰 줄기, 빵의 겉면, 흰 항아리의 밝은 면이 더 또렷하다. 모자의 끝과 노란 옷의 앞면도 뒤쪽 벽보다 밝다. 오른쪽 아래의 벽은 더 어둡고, 그 아래에는 작은 발 난로가 있다.

같은 사진을 탁자 쪽으로 좁히면 빵 껍질과 흰 항아리에 작은 밝은 자국과 어두운 자국이 섞여 있는 것이 보인다. 멀리서는 빵 한 덩어리로 보이던 자리가 가까이에서는 여러 색의 작은 면으로 나뉜다. 우유의 줄기는 가늘지만 주변보다 밝아서 눈이 머문다. 창이 왼쪽 위에 있다는 사실과, 먼저 빛나는 자리가 탁자 위라는 사실을 같이 적어 두면 이 그림의 빛을 설명하기 쉬워진다.
창틀이 보이지 않으면 밝은 자리는 어디에 남을까

《파란 옷을 입고 편지를 읽는 여인》은 약 1663년의 그림이다. 캔버스는 높이 46.5cm, 너비 39cm다. 암스테르담시가 소장한 작품을 레이크스미술관이 빌려 보여주고 있다. 여인은 흰 머리쓰개와 노란 옷, 푸른 재킷을 입고 편지를 읽는다. 뒤쪽 벽에는 큰 지도가 걸려 있고, 앞의 탁자에는 푸른 천과 상자가 보인다. 의자도 양옆에 있다.
이 사진에는 칸으로 나뉜 창틀이 들어와 있지 않다. 그래도 편지의 종이, 재킷의 앞면, 흰 머리쓰개는 지도의 오른쪽과 방의 어두운 구석보다 밝다. 지도는 넓지만 밝기가 한결같지 않다. 여인에게 가까운 면과 오른쪽 가장자리를 나눠 보면, 밝은 자리가 종이 한 장과 옷의 앞면에 모여 있다.
첫 번째 그림에서는 창틀을 화면 안에서 짚을 수 있었다. 이 그림에서 적을 문장은 달라진다. “편지와 재킷 앞면이 뒤의 지도보다 밝다.” 창이 화면에 들어왔는지와, 밝은 자리가 어디인지는 따로 확인하는 항목이다.
작은 저울은 어느 어두운 면 앞에서 밝을까

《저울을 든 여인》은 약 1664년의 그림이다. 물감이 칠해진 면은 높이 39.7cm, 너비 35.5cm이고, 워싱턴 내셔널 갤러리 오브 아트 와이디너 컬렉션에 있다. 왼쪽 위에는 노란 커튼이 걸린 창이 보인다. 여인은 흰 머리쓰개와 노란 옷, 푸른 재킷을 입고 작은 저울을 들고 있다. 두 접시는 비슷한 높이에 걸려 있다. 탁자에는 푸른 천, 열린 상자, 진주, 금색 사슬이 놓여 있다. 뒤쪽 벽에는 검은 틀의 큰 그림이 걸려 있다.
창을 찾은 다음 손을 보자. 저울의 막대와 두 접시는 면적이 작다. 그래도 어두운 벽 앞에서 밝게 떨어져 보인다. 탁자의 흰 천과 열린 상자도 밝은 자리에 들어간다. 벽의 액자는 크고 틀이 어두워서, 작은 저울과 바로 비교하면 저울 쪽이 더 밝게 느껴진다.
세 점을 나란히 두면 순서가 비슷하다. 첫 그림은 창이 화면 안에 있고 밝은 자리는 우유와 빵과 흰 항아리다. 둘째 그림은 창틀이 보이지 않고 밝은 자리는 편지와 재킷 앞면이다. 셋째 그림은 창과 노란 커튼이 다시 화면 안에 있고, 밝은 자리는 저울과 탁자 위의 물건으로 모인다. 창이 있는지만으로 세 점을 한 묶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밝은 자리까지 같이 적어야 차이가 보인다.
다시 볼 때 어떤 세 문장을 남길까
작품마다 한 문장이면 된다. 《우유를 따르는 여인》에는 “창은 왼쪽 위에 있고, 빵과 흰 항아리와 우유 줄기가 벽보다 밝다.” 《파란 옷을 입고 편지를 읽는 여인》에는 “이 사진에는 창틀이 없고, 편지가 뒤의 지도보다 밝다.” 《저울을 든 여인》에는 “노란 커튼의 창이 왼쪽 위에 있고, 작은 저울이 어두운 벽 앞에서 밝다.”
색 이름이 서로 달라도 문장을 버릴 이유는 없다. 화면 크기와 조명에 따라 노랑은 크림색에 가깝게, 파랑은 회색에 가깝게 보일 수 있다. 비교한 두 자리를 같이 적으면 그 차이는 줄어든다. 다음 실내화를 볼 때도 창이 화면 안에 있는지, 그다음으로 손 앞의 물건이 어디보다 밝은지만 구분해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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